바람 바람 바람

바람이 불고 나는 또 다시 어디론가 사라진다 또 다시 바람이 불면 나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이른 아침 눈을 뜨고 부시시 사과 한입 베어물고 아침은 skip 가볍게 움직여 독소 빼 spit 슬피 울던 새는 꿈속에서 deep sleep 게을리 움직였던 날들은 모두 뒤로 위로 아닌 위로는 던져 위로 먼지로 자욱한 안개 낀 이곳에서 땀 흘려 탁한 정신을 씻어 몇 바퀴 돌다보면 풍경은 안보여 놓친 주변을 잘 살펴,흘러 보낸 시간 모여 먼저 보이는 건 진한 ocean 출렁이는 파도 앞에 서있는 한 소년 어떤 고민이 여기로 이끌었을까 여기 오기까지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들리는 음악소리에 파도들이 한 사람을 위해 에워싸는 목소리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이 불고 정신이 희미해 겹친 시간의 소용돌이 속으로 울창한 나무와 꽃을 보며 정상을 향해 오르는 한 가족 이미 정상 이르러 보이는 걸 왜 더 높히 갈려고 등산을 나온 가족을 한없이 보다가 다시 또 바람 눈을 떠 차안 내려서 마주한 기억 속 고등학교 교복 입은 소녀,편지 든 소년 편지를 내미는 소년의 볼 태양보다 뜨거워지는 몸 열기를 식히러 편지주고 뛰어간 놈 소녀는 뒤에서 그 놈을 바라 보네 그걸 바라보는 그도 입꼬리 올라가 또 불어 바람,시간 위를 올라타 추운 겨울 반팔 입고 과외가는 길 너머에 보이는 작은 아버지 인사하자마자 들려왔던 잔소리 겨울에 여름 차림이라 여러 핀잔들이 그게 마지막일줄,전혀 몰랐는지 대충 했었던 인사는 아직도 맘에 남아있어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가본 적이 없는 곳으로 이끌려 어디선가 응애 소리가 들려오고 종이 달력의 표시는 93년을 아이의 부모는 세상을 다 가진 기쁨을 만끽하는 순간 응애하는 소리가 왠지 모르게 익숙하게만 들려오네 익숙하게만 들려오네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이 불고 나는 또 다시 어디론가 사라진다 또 다시 바람이 불면 나는 어디론가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