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

오똑한 콧대 헤어날 수 없는 눈매 부드러웠던 그 손에 나 잠시 닿았었네 따뜻한 너의 품에 촉촉했던 입술에 붉은 담배 연기에 나 잠시 담겼었네 넌 그날 밤 내게 입을 맞췄어 난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 돼선 들고 있던 담배마저 떨어트리고서 너의 향기에 그대로 갇혀버렸어 섹시한 턱 선 미묘하게 매력적이던 너의 춤 선 나는 너를 보기만 해도 웃어 버렸어 남들의 시선 신경쓰지 않았어 우린 그 클럽에서 또 입술을 나눴어 이상하게 너에 대한 기억이 신기하게 점점 아름다워지는 건 왜 일까? 내가 고장이 난 건가? 나의 기억속 너의 모습은 아름답고, 아름다워 나의 기억속 너의 모습은 아름답고, 아름다워 별 생각 없이 너의 인스타에 들어갔었어 넌 내가 기억하는 정도까지 예쁘지는 않았더라고 이상한 일이야 내 기억 속 넌 말이야 여자 아이돌, 여 배우도 뺨치고 있단 말이야 어쩌면 처음 봤던 그 날 조차도 어쩌면 처음 했던 고백 조차도 어쩌면 흩날리던 꽃 잎 조차도 그 향기를 쫓아도 내 기억 속에서만 예뻐진 게 아닐까? 너의 집 앞 공원 앞에서 한참을 웃었던 야경을 바라보며 참 행복했었던 그 기억도 다 미화가 된 건가? (거짓이란 건가?) 믿고 싶지 않잖아 비가 쏟아지던 날 밤 새워 나눴던 대화 너를 꼭 안고서도 바보같이 망설였던 건 왜 일까? 내가 고장이 난 건가? 나의 기억속 너의 모습은 아름답고, 아름다워 나의 기억속 너의 모습은 아름답고, 아름다워 흑백의 기억들을 남김 없이 새겨 넣을 거야 반짝이는 물감들을 흩뿌려 놓을 거야 넌 관심 없겠지만 미화된 나의 기억들이 예뻐서 나의 기억속 너의 모습은 (미화 되고 있어) 아름답고 (널 가질 수 없어) 아름다워 (이젠 내 기억에서 나가줘) 나의 기억속 너의 모습은 (미화 되고 있어, 멀어지고 있어) 아름답고 (널 가질 수 없어, 널 잊을 수 없어) 아름다워 (이젠 내 기억에서 나가줘)